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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에세이 - 파월연설에대한 다양한해석 - 20230827

by 김박씨 2023.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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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에세이 - 파월연설에대한 다양한해석 - 20230827

파월 연설에 대한 평이 참 다양합니다. 처음에는 비둘기.. 갑자기 매… 결국은 예상보다 덜 매다.. 라는 결론으로 수렴되었죠. 비둘기, 매, 덜매.. 이게 뭘까요?^^ 아마도 자산 시장의 움직임을 해석이 따라가는 거겠죠. 연설 초반에 상승하던 주가가 연설 이후 하락 전환하게 됩니다. 저도 살짝 놀랐는데요.. 파월은 연설 마지막에 그 말을 다시 한 번 했죠. 지난 2022년 잭슨홀 때 시장을 깜놀하게 했던 표현… “Keep at it!!!”이라는 표현인데요… 볼커의 자서전 제목입니다. 지난 잭슨홀 연설이 “볼커룰 모멘트”라는 평가를 받곤 하는데요.. 파월이 지난 해 악몽을 되살리는 표현을 막판에 던지자 시장이 빠르게 후퇴하기 시작했던 겁니다. 그런데요.. 이후 새벽 3시 정도를 기해서 강한 반등에 나서게 되니.. 비둘기에서 매로.. 매에서 시장 예상보다 덜 매로.. 이렇게 바뀌지 않았나 싶습니다.

매파적이었는지.. 비둘기적이었는지는 주가로 판단하기 쉽지 않은 듯 합니다. 다만 중앙은행의 매파적 코멘트는 결국 단기 금리에 영향을 주곤 하죠. 실제 2년 국채 금리는 5.07%까지 올랐죠.. 그럼 매파적인가… 그런데 10년 금리는 제자리 걸음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파월 연설 직후에는 2년이 5.09%까지.. 그리고 10년이 4.29%까지 올랐었는데요… 이후 둘 다 큰 폭 하락한 후… 2년은 반등에 성공하면서 5.07%까지 올랐고.. 10년은 그냥 주저앉은 자리인 4.23%에 머물러버렸죠. 네.. 10년은 제자리.. 2년은 소폭 반등..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

일단 중앙은행에 대한 경계감은 2년 국채와 금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2년 금리는 소폭 상승하고.. 금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봤을 때 파월의 발언은 매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리고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CME연준 금리 선물은 11월 기준금리 추가 인상 확률을 50%이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준금리 인하는 내년 6월 정도에 시작되어서 내년 11월 정도에는 4.5%수준으로 되돌려질 것으로 보고 있죠. 참고로 4.5%는요… 연준 위원들이 지난 6월 FOMC 점도표에서 2024년 말로 찍었던 숫자가 4.6%였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비슷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6월에는 이 정도 금리 인상은 오버하는 거 아냐??라는 시장 반응이 강했는데.. 이제 채권 시장은 여기에 따르고 있는 모양새죠.

그럼 10년 금리는 왜 내렸고… 왜 자산 시장은 강한 흐름을 보였을까.. 결국 시장의 냉소가 존재하는 듯 합니다. 연준이 이 악물고 강하게 긴축을 더 하게 되면… 결국 성장을 흔들게 되고.. 이로 인해 되려 먼 미래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 이게 작용을 했겠죠. 10년 국채 금리가 힘을 쓰지 못하게 된 새벽 3시 이후 주식 시장, 특히 금리에 민감한 나스닥 기술주들의 강세가 다시 한 번 뚜렷하게 나타났죠.

오랜 기간 학습을 해온 시장은요.. 보다 먼 미래의 호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결국 너희들은 돈 풀기로 돌 수 밖에 없는 운명이야.. 단기로 너희들이 조금은 이길지 모르겠지만.. 길게 봐서는 우리가 크게 이긴다.. 이런 느낌이라고 해야겠죠. 시장 반응 정리합니다. 파월의 연설은 매파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매파적인 밀어붙임이 경기의 둔화를 낳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중장기적인 완화 전환에 대한 기대를 키우게 되죠. 어찌보면 올해 초 시장을 가장 강하게 달구었던… 긴축을 하면 할수록 나는 더 행복해져요.. 라는 그 기대를 이번에도 머금고 강한 반등에 성공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파월 의장의 코멘트를 해석해봐야겠죠. 참고로 파월도 연설을 했지만 파월보다는 ECB의 라가르드가 약간은 더 직접적인 코멘트를 날렸습니다. 이 둘을 함께 두고 말씀을 드려보죠. 저는 이번 잭슨홀의 관전 포인트로 2% 물가목표, 중립금리 변화, 인플레이션 고착화.. 이 세가지를 볼 필요가 있다고 했었죠. 파월과 라가르드 모두 이 세가지 주제를 모두 터치했습니다.

우선 2%물가목표에 대해서는 둘 다 이구동성으로 이거 바꾸는 거 안된다.. 안바꿀 것이다.. 라고 강하게 언급했죠. 경기 중에 룰을 바꾸는 것은 절대 안된다.. 라는 얘기인데요… 이렇게 조금 어렵다고 해서 룰을 계속 바꾸면… 시장에서는 조그만 힘들어도 룰을 바꿔줄 테니까.. 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는 겁니다. 90점 넘어야 이 교실에서 퇴실할 수 있어… 라면서 학생들 공부시키는데.. 학생들이 너무 힘겨워하니까.. 그럼 80점으로 바꾸자.. 라면서 바로 전원 퇴실 시켜주는 겁니다. 그럼 그 다음에는 75점 수준에서도 학생들이 기다리겠죠… 새가슴이 80점에서 기준을 70점으로 바꿔주는 그 날까지.. 주가 빠지면 돈 풀어준다는 선례를 계속해서 남겨주니.. 시장이 지금도 그 기대를 이어가는 것과 매우 비슷합니다. 2% 기준은 금과옥조가 아니다.. 어려우니까 3%로 바꾸자… 이게 말이 된다면 4%로 해도 되고.. 5%로 해도 되고… 그럼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잡겠다는 의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셈이죠. 파월은 절대 안되요… 정도로 말했고… 라가르드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조금 자세히 2%를 바꾸면 안되는 이유를 설명해줬습니다. 친절한 누님이세요^^

다음으로 중립 금리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요… 파월과 라가르드 모두 똑 같은 얘기를 했죠. Sufficiently restrictive한 금리를 유지하겠다라고 말하죠… 왜?? To bring inflation down to the target(2%)를 위해서입니다. 충분히 긴축적으로 유지하겠다… 인플레이션을 2%목표로 낮출 때까지.. 라는 의미인데요.. 파월은 이렇게 말했죠. 현재 금리가 꽤 긴축적이라구요.. 그래서 산업 생산도 좀 위축이 되는 것 같고.. 한데.. 노동 시장이 탄탄하답니다.. T.T 그럼 긴축적이라고 할 수 없는 거쟎아요? 그래서리.. 추세 이상의 성장을 더 이어가게 되면.. 그 땐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을 합니다. 그래서 이제 성장에 대한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죠. 추세 이상의 성장이 이어지면… 시차 때문에 기존의 금리 인상 효과가 늦게 나타난다는 말로 설명이 안될 수 있죠… 그럼 결국 중립 금리 자체가 높아졌기에.. 지금의 금리는 자연스럽게 긴축적이지 않은 금리가 됩니다. 그럼 이를 잡아내리려면… T.T 금리를 추가 인상해야겠죠. 라가르드나 파월은 둘 다 중립금리라는 것이 정해져있지 않고… 워낙 불확실성이 크다는 말을 합니다. 이런 불확실성이 확실하게 되는 것은 결국 추세 이상의 성장을 보여줄 때겠죠.

마지막으로 기대인플레이션 고착화인데요… 파월은 중립기어를 너무 많이 박으려고 해서인지… 노동 시장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탄력성이 커졌다면서 노동 시장이 뜨거운 것에 대한 경계 정도로 지나갔죠. 반면 라가르드는 분명하게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고민을 던졌답니다. 이건 파이낸셜 타임즈 기사를 좀 인용하면서 말씀드려야 할 듯 한데요… 영어로 세문단입니다. 제 발번역과 함께 이어가시죠.

“The head of the European Central Bank has warned that recent upheaval in the global economy threatens to result in long-lasting changes, keeping inflationary pressures higher than normal and complicating the role of monetary policymakers.”

“ECB의 수장은 경고했는데… 글로벌 경제에서 나타나고 있는 최근의 격변은 장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위협을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위협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정상적인 수준보다 높이게 되고 통화 정책 당국자들의 역할을 매우 복잡하게 할 수 있다…”

고 해석이 되죠.. 결국 최근의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는 장기 변화를 낳을 수 있는데.. 이런 변화가 인플레이션을 정상보다 높게.. 이른 바 New Normal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좀 더 이어가죠.  

“Christine Lagarde said central bankers had to be “extremely attentive that greater volatility in relative prices does not creep into medium-term inflation through wages repeatedly ‘chasing’ prices”.

라가라드는 중앙은행가들은 가격 변동성의 확대가 이를 반복적으로 따라잡으려는 임금 상승을 통해 중기 인플레이션으로 침투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파트는 정말 중요한데요… 인플레이션이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상당한 변동성을 보이게 되면… 노동 시장이 뜨거운 상황에서 교섭력이 강해진 노동자들이 인플레이션이 오를 수 있는 만큼 임금을 올려달라고 말하게 되죠. 그럼 변동성이 높아질 때마다 임금의 상승이 이어지게 되고… 이런 임금의 상승이 중기적인 인플레를 낳게 된다고 말하는 겁니다. 한 문단만 더 읽고 마무리하시죠.

“If global supply does become less elastic, including in the labour market, and global competition is reduced, we should expect prices to take on a greater role in adjustment,” Lagarde said. “If we also face shocks that are larger and more common — like energy and geopolitical shocks — we could see firms passing on cost increases more consistently.”(Financial Times, 23. 8. 26)

글로벌 공급의 탄력성이(노동시장 포함) 떨어지고 글로벌 경쟁 역시 줄어들게 되면, 물가 조정에 보다 중요한 역할이 필요합니다… 라가르드는 우리가 보다 크고 흔한 충격에 직면한다면(예를 들어 에너지나 지정학적 쇼크) 우리는 기업들이 보다 지속적으로 비용 인상으로 이를 연결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 23. 8. 26)

네.. 전쟁이나 에너지 쇼크(친환경 전환 등)과 같은 충격, 그리고 글로벌 공급이 어려워지는 문제들(반세계화로 인한).. 마지막으로 중국 등의 국가가 떨어져나가면서 교역 가격 경쟁에 있어 경쟁이 덜 치열해지게 되면… 기업들이 올라버린 비용을 바로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다는 얘기죠. 경쟁이 치열할 때… 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리고 임금 상승 압력이 남아있다면… 그런 비용의 큰 폭 상승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 그리고 고착화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죠.

네.. 정리해보죠. 이번 잭슨홀에서 파월과 라가르드는 2% 물가목표 전환에 대해서는 선을 확실히 긋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애매한 표현만 전달했는데요… 그래도 중장기적인 중립 금리의 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변화가 있을 경우에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임을 말했죠. 그리고 그런 변화는 추세를 웃도는 성장을 통해 파악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9월 FOMC에서 연준 위원들이 중장기 성장 전망을 어떻게 바꾸는지.. 정말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션 고착화… 파월 의장도 노동 시장이 일정 수준은 냉각되어야 함을 말하고 있고.. 라가르드는 보다 구체적으로 비용의 상승이 경쟁이 약화된 글로벌 환경 하에서 기업들의 추가적인 제품 가격 인상을 자극할 수 있음을…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죠. 애매하게 걸려있기는 하지만… 추가 인상을 할까 말까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고.. 현재의 높은 금리를 언제 내릴지보다는… 언제까지 이어갈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는 기대하기 정말 어려워보이네요.

잭슨홀 연설은 그동안 말씀드려왔던 연준 매파와 비둘기파의 논쟁과 상당 수준 닮아있죠. 조기 피벗 기대를 계속 흔들면서 시장 참여자들에는 부담을 줄 듯 합니다. 주말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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