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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인사이트

23.02.24 오건영 에세이

by 김박씨 2023.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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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24 오건영 에세이


어제 오늘 출장을 다니느라 에세이를 계속 늦게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 정말 이벤트 많네요. 말씀드려야 할 얘기들이 정말 많은데요.. 주말 에세이에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번 주에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담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신흥국 부채 탕감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거 정말 중요한 얘기입니다. 고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하게 되면 약한 고리부터 무너지게 되는데요… 그 약한 고리가 바로 부채가 많은 신흥국이죠. 이런 신흥국들의 부채를 줄여준다면.. 아무래도 인플레와의 장기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고금리 장기화…의 부작용을 일정 수준 제어할 수 있겠죠. 옐런 누님이 요즘 아프리카부터 시작해서 신흥국을 백방으로 뛰면서 열일하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G20 결과는 차주에 말씀드려보겠습니다. 그리고 일본 중앙은행 총재 코멘트 역시 상당한데요.. 주말 에세이에서.. T.T

네.. 전일 금통위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전일 에세이에서는 의사록 구석에 나오는 얘기를 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이창용 총재님께서 코멘트 주셨던 부분들 중에 우리가 고민해봄직한 내용을 적어볼까 합니다.

어떤 기자분이 좋은 질문을 해주셨죠. 작년에는 한국은행이 연준으로부터 독립적이지 않다.. 라는 얘기를 하셨는데, 연준이 지속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하는 것은 앞서 하셨던 코멘트와 상충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총재님 답변을 먼저 포스팅합니다.

“Fed로부터의 독립도 마찬가지인데요. 작년 10월, 11월에는 물가 경로를 가지고 정책을 하고 싶었는데 환율이라는 변수가 들어오지 않았 습니까? 환율이라는 변수 때문에 금융시장도 흔들렸고 금융안정 문제가 생겼고, 그래서 사실 물가 경로로 보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데 갑자기 미국에서 예상 밖으로 빠른 속도로 긴축을 하면서 전 세계 적으로 충격이 왔기 때문에 Fed 결정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지 못하고 따라가야만 하는 그런 상황에 몰렸었습니다.

지금은 Fed로부터 독립했다는 것은 아니고, 항상 우리의 결정은 주요국의 통화 정책을 고려하면서 하는데 작년이나 그런 상황과 달리 국내 요인, 본연의 물가 경로를 주로 보고, 환율을 보더라도 그것이 물가에 주는 영향이라든지 금융안정에 주는 영향을 보면서 할 수 있는 그런 쪽으로 많이 왔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국내 요인을 보면서 할 수 있는 그런 쪽으로 좀 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렇게 해석하시면 되겠습니다.”(금통위 기자회견 이창용 총재 코멘트 중에서)

자.. 내용을 보시면요.. 첫문단에는 지난 해의 상황이 나옵니다. 연준에 독립적일 수 없다는 얘기의 핵심은 환율이 변수가 되었기 때문이라는 거죠.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게 되면서 급격한 달러 강세가 나옵니다. 이건 단순히 한미 금리차의 문제 뿐 아니라 글로벌 달러 가치 자체가 강세가 되면서 나타나는 일이기도 했죠. 환율이 오르게 되면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럼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금 높이게 되기 때문에 한은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네.. 환율의 상승이 참 곤란한 이슈였던 겁니다. 그런데 두번째 문단에서 지금의 상황을 읽으실 수 있죠… 네.. 환율도 최근에 많이 오른 것은 맞지만 그래도 작년처럼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환율이 지난 해보다는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 상황을 보면서 통화 정책을 운용할 수 있다는 답이 나왔던 겁니다.

그럼 이 얘기를 뒤집어보면… 만약 환율이 다시금 불안해져서 지난 해처럼 상방으로 크게 튀게 되면 다시금 수입 물가 상승 발 인플레이션 압력의 불안을 느끼게 될 것이고.. 어쩔 수 없이 연준의 스탠스에 키 맞추기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가 되겠죠. 네.. 추가 25bp 금리 인상을 단행하게 되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겁니다. 네.. 환율이 정말 중요한데요… 그럼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고 있는 만큼 환율이 다시금 튈 확률이 높아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번쩍 드실 겁니다.

그런데요.. 지난 해 환율이 뛴 건… 단순히 한미 금리차만 작용했던 것은 아니죠. 다른 나라의 통화 정책.. 예를 들어 일본은행의 고집스러운 양적완화 정책(YCC를 0.25%로 사력을 다해 유지했죠…)과 중국의 찔끔 금리 인하.. 등의 영향도 있었죠. 그리고 속수무책으로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별 다른 환율 쏠림 제어 방법이 나오지 않았던 것 역시 환율의 일방적 상승에 영향을 주었을 겁니다. 그런데요… 지난 해 11월부터 보셔서 기억을 하시겠지만… 일단 G20재무장관 회담..(10월), 그리고 G20 정상회담(11월)에서부터 강달러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견제가 나오기 시작했죠. 그리고 이후 피벗 기대까지 겹치고… 그 상황에서 환율 쏠림을 제어하기 위한 각종 대책이 발표되면서 환율이 급락하게 됩니다. 1450원에서 1210원으로 환율이 주저앉으면서 일방적 강달러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희석되었죠. 적어도 일방적 달러 초강세에 베팅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워 질겁니다. 그래서 기자 회견에서 환율 관련으로 이런 견제구가 나오죠. 보시죠.

“그래서 어떤 특정 수준을 타겟하기 보다는 이러한 불확실 속에서 환율에 쏠림 현상이 있거나 변동성이 너무 커지게 되면 당연히 우리 금융시장 안정이나 물가에 주는 영향을 고려해서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작년에 이어서 국내적으로 수급 안정 대책이라든지 이러한 여러 대책이 종료된 것이 아니고, 계속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을 보면서 지속해 나갈 것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금통위 기자회견 이창용 총재 코멘트 중에서)

지난 해 환율이 급등할 때 나왔었던 다양한 환율 쏠림 방지 정책이 환율 안정과 함께 끝나지 않았음이 언급되고 있죠. 필요 시 언제든 수급 안정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는… 지난 해 환율을 제대로 한 번 찍어눌렀던 전적이 있는 그 수단을 언제든 쓸 수 있음을.. 그런 억지 수단이 종료된 게 아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이유는 전쟁의 억지에 있다는 얘기를 군대 시절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효과가 있었던 환율 안정 수단을 견지하고 있겠다는 코멘트는 지난 해와 같은 환율의 일방적 상승에 견제구를 언제든 던질 수 있음을 말하고 있죠. 맘대로 도루하거나.. 1루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는 것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환율이 아주 많이 뛰지 않는다면… 한미 금리차 확대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안정되면 대외 요인이 아니라.. 대내의 경제 상황에 초점을 맞추면서 금리 인상을 늦출 수 있겠죠. 미국만큼 많이 올리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네.. 환율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구요.. 이걸 제어하기 위해 지난 해보다는 보다 효과적인 제어 정책을 가동할 것임을.. 그래서 최대한 연준의 페이스에 딸려가는 것보다는 우리나라 만의 독자적인 통화 정책을 이어갈 수 있는 룸을 만들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을 겁니다. 금통위에서 금리보다 환율 얘기가 더 민감하게 들렸던 적이 별로 없었는데요.. 지난 해 4분기하고.. 이번 금통위가 그랬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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